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 ‘남들도 다 한다’는 말이 용기를 줬지만, 돌이켜보면 충분한 이해 없이 시작한 나의 착각이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배운 투자 관점을 공유합니다.

1. 부동산 다음은 주식? 대세에 휩쓸린 초보
주변에서 너도나도 부동산으로 수익을 냈다는 얘기가 들리던 시기였습니다. 나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이 생겼고, 하지만 집은 이미 비싸 보였고 대출도 막혀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주식에 눈이 갔습니다. 마침 ‘이제는 주식의 시대다’, ‘MZ도 다 주식한다’는 말들이 뉴스를 통해 들려왔고, 사회 분위기상 돈을 굴리는 방법은 주식이 정답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공부보다는 가입부터 했고, 주변에서 추천한 종목을 따라 사기 시작했습니다. 기업 이름이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누군가가 수익을 봤다는 이야기에 쉽게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때는 아무도 정확한 이유를 묻지 않았고, 나도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습니다. ‘다 하니까 괜찮겠지’, ‘나만 안 하면 뒤처지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전부였던 그때의 나는, 지금 생각하면 투자가 아니라 단체 심리 속에 있던 것 같았습니다.
2. 유튜버의 추천, 그 종목 지금 어딨을까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대박 종목 TOP5’, ‘이 종목은 곧 폭등한다’ 같은 영상들이 어느 순간부터 내 기준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참고용이었는데, 어느샌가 종목명과 매수 타이밍까지 그대로 따라 하고 있었습니다. 자막과 차트가 만들어주는 그럴듯한 설명에 신뢰가 생겼고, 조회수가 많으면 그만큼 맞는 말일 거라는 이상한 믿음도 생겼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매수한 종목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용히 사라졌다는 겁니다. 뉴스도 끊기고, 커뮤니티에서도 더 이상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영상에서 말한 수익률은 나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나는 손실 중이었고, 손절도 못한 채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콘텐츠 소비와 투자는 다르다는 것을. 누구도 내 돈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면서, 유튜브는 그저 하나의 시선일 뿐이며, 정답이 아니라는 걸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3. 유행 타는 투자의 위험성
그 해 가장 핫했던 키워드는 전기차, 메타버스, AI, 2차 전지였습니다. 사람들은 테마주를 따라 투자했고, 나도 그중 하나였죠. ‘이번엔 진짜다’라는 말에 혹했고, 어느 날은 아침부터 특정 키워드 종목이 상한가를 치는 걸 보고 초조해졌습니다. 그날 바로 따라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유행을 좇아 산 종목들의 대부분은 몇 달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한순간 반짝 빛났다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면 매도 타이밍을 못 잡고 그대로 끌려가게 됩니다. 나도 그랬습니다. 다시 올라올 거란 막연한 기대만으로 버티다가, 결국 손절도 매도도 하지 못하고 종목만 늘어났습니다. 그때 깨달은 건 ‘남들과 같은 길’이 늘 정답은 아니라는 겁니다. 정보가 많은 만큼 유행도 빨랐고, 그만큼 리스크도 컸습니다. 유행은 참고하되 맹신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걸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웠습니다.
4. 결국 나를 믿는 게 답이었다
지금은 투자 전에 항상 내 기준을 점검합니다. 재무제표를 보는 법도, PER이나 PBR이 말하는 의미도, 그저 숫자가 아니라 기업을 보는 시선이라는 걸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누구의 추천이든 무작정 따라 사지 않습니다. 종목을 고르는 기준도 단순해졌습니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업인지, 미래 성장성이 있는지, 실적이 꾸준한지를 살펴봅니다. 때로는 나만 알고 있는 종목을 고를 때도 있고,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기업에 더 큰 가능성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나둘 내 스타일이 생기기 시작했고, 손실을 보더라도 덜 흔들립니다. 왜냐하면 내 판단으로 한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에서 가장 무서운 건 손실이 아니라 ‘왜 샀는지도 모르는 종목’입니다. 결국 나를 믿고 기준을 세우는 것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