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5년, 수익이 아닌 손실로 남은 경험을 바탕으로 초보 투자자가 쉽게 빠지는 착각과 감정의 함정을 돌아봅니다. 실전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진솔하게 담았습니다.

1. 첫 수익이 ‘실력’이라 착각한 순간
처음 주식을 시작하고 첫 매수에서 수익이 났을 때, 나는 나도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에 들떴습니다. 기업을 깊이 분석하지도 않았고,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이해한 것도 아니었지만 수익이 나자 이건 내 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바로 거기서부터였습니다. 운이 실력처럼 느껴지면 위험한 판단을 계속하게 됩니다. 나는 더 많이 사고, 더 자주 사고, 더 크게 배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회사는 좋아 보여', '지금은 싸게 살 기회야'라는 말에 근거도 없이 돈을 넣었습니다. 투자보다 베팅에 가까웠고, 어느새 계좌는 종목이 20개가 넘었지만 뚜렷한 기준은 없었습니다. 초보자일수록 첫 수익에 조심해야 합니다. 그게 실력이었는지, 운이었는지를 스스로 구분할 수 없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2. 분산 투자라는 이름 아래 방치한 계좌
‘분산 투자’는 투자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자주 추천되지만, 초보 투자자의 분산은 대부분 제대로 된 전략이 아니라 ‘막 사놓는 것’에 불과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종목을 많이 가지면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삼성전자도 사고, 바이오도 사고, 반도체 장비주, 게임주, 해외 ETF까지 들쭉날쭉 담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각 종목을 왜 샀는지, 어떤 기준으로 팔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주가가 떨어질 때는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하고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관리가 안 되는 포트폴리오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줍니다. 분산 투자란 단순히 종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자산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그 차이를 알게 된 건 마이너스 계좌를 마주한 뒤였습니다.
3. 뉴스와 수익률에 흔들린 나의 감정
주식은 숫자보다 감정이 먼저 흔들리는 시장입니다. 오늘 뉴스에서 A회사가 신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나오면 사고 싶어지고, 다음 날 그 회사의 주가가 오르면 ‘역시 더 살걸’이라는 후회를 합니다. 반대로 주가가 급락하면 ‘팔아야 하나’라는 불안감이 앞서고, 다른 사람의 수익 인증을 보면 내 계좌가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오를 때마다 불안했고, 떨어질 때마다 분노했습니다. 특히 손해가 발생했을 때는 ‘왜 이 종목만 떨어지지?’라는 생각에 화가 났고, 시장을 탓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감정에 휘둘리는 건 결국 내가 시장을 통제하려 들기 때문이었습니다. 투자에서 감정을 분리하지 못하면 계획이 흐트러지고, 충동적인 매매가 반복됩니다. 그래서 감정 정리는 투자 계획만큼 중요합니다.
4. 지금의 나는 계좌보다 생각을 본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제 계좌는 마이너스입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건 ‘왜 마이너스인가’를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수익이냐 손실이냐만 보았고, 종목 수익률에 일희일비했지만 지금은 그 종목을 산 이유, 들고 있는 의미, 그리고 내 생각이 맞았는지를 되돌아보는 연습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왜 이 기업에 투자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고, 수익이 안 나더라도 후회는 줄어들었습니다. 투자란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누구나 계좌가 오를 때는 자신감이 생기지만, 중요한 건 계좌가 흔들릴 때 내가 흔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수익보다 중요한 건 내 사고력과 판단력을 길러가는 과정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마이너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수익이 안 나면 내가 틀렸다고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판단의 과정에서 얻은 배움이 훨씬 더 크다는 걸 압니다. 주식투자는 단기간 수익이 전부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내가 어떤 투자자,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느냐의 문제라는 걸 이제는 조금씩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수익률보다 사고방식을 점검하며 다시 공부하고 있습니다.